일상

[노지캠핑] 모곡 밤벌유원지

아란아리 2024. 8. 18. 23:19

 

아이들이 커가면서 항상 여름 휴가가 고민입니다. 

작년에는 고성으로 다녀왔는데, 개딸을 데려가느라 선택했던 애견동반 리조트가 엉망이라 별로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달, 당일치기로 워터파크에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이 방학에 아무 곳도 안 가기는 그래서 캠핑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갈까,말까 고민하며 시간만 보냈더니 계획했던 곳은 이미 예약이 다 끝났습니다. 가지말까 하고 아예 올 여름엔 집 안에서, 에어컨바람이나 씌며 조용히 지내려고 하다가 그래도 아이들이 섭섭할 것 같아 뒤늦게 예약이 필요없는 노지캠핑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8월 15일 출발하기로 계획하고, 그 전주 주말에 캠핑 짐을 신랑 차에 모두 실어두었습니다. 

15일 새벽 4시, 냉동실과 냉장실에 남아있던 음식만을 마저 싣고 출발했습니다. 홍천에 내려서 밤벌유원지까지 가는 일을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그래도 6시 이전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한적해서 텐트를 치는 게 수월했습니다. 땡볕이 되기 직전 겨우 이틀 밤을 보낼 텐트와 타프, 아이들이 숙박을 고대하고 있는 첫 차박텐트까지 설치 후 아침으로 삼계탕을 끓였습니다. 

 

 

 

 

 

저는 어린시절 노지캠핑을 꽤 다녀봤지만, 신랑은 노지캠핑이 처음입니다. 5년 전, 저와 두 아이를 데리고 첫 캠핑을 시작한 이후 캠핑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젠 노지캠핑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텐트 설치 하는 것도 아직 헤매고, 타프 설치는 나무가 없으면 묶을 수 없다(설치할 수 없다)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늘어나는 캠핑용품도 달갑지 않다고 해서, 5년전 샀던 타프를 블랙코팅타프로 기변하고 싶었지만 그냥 포기했습니다.

(이번 노지에서 햇살이 비쳐드는 타프에, 더위에 짜증을 내며 노지를 다시 올 수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 내년에는 말 없이 슬쩍 기변해버릴까 싶습니다. ㅎㅎ)

 

 

 

 

 

 

저 어릴때와 다르게 텐트도 아무데나 칠 수 없어, 노지캠핑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노지캠핑을 선택한 데는 캠핑장 예약전쟁에 안 뛰어들어도 되고, 또 강아지를 데려와도 괜찮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이트 구축 후 주위를 둘러보니 확실히 다른 캠퍼분들도 많이들 반려견을 동반하셨더군요.

아리는 함께 온 여행이 좋은지 내내 웃는 얼굴입니다. 주위를 돌아보며, 산책도 하고 제가 자기 위해 설치해둔 텐트가 이미 자기 집... 들어가 뒹굴거리며 즐거워했답니다.

 

 

 

 

 

 

아이들도 아리와 함께 할 수 있는 물놀이가 즐거운가봅니다. 뜨거운 무더위를 물 속에서 보내며, 이틀 내내 아리와 수욕을 즐겼답니다. 

무료로 빌린 구명조끼를 입고, 밥 먹는 시간 외에는 내내 강에 뛰어들어 다슬기도 잡고, 물에 둥둥 떠서 흘러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화장실이 불편한 노지캠핑인 탓에, 샤워텐트와 휴대용변기등을 준비했는데 아주 유용했습니다.

밤벌유원지 매점에서 쓰레기 봉투를 구매하고, 가져간 20L 물통에 개수대 식수를 하루 한번씩 채워와 사용했습니다. 거리가 있는 개수대를 왔다갔다하기 싫어서 씼은 쌀을 준비했고, 코펠 설겆이가 용이하지 않을 듯해 기름기 있는 국물같은 것은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내내 점심은 고기(하루는 bbq, 하루는 후라이팬에 대패삼겹살)메뉴를 택했고, 아침은 삼계탕 팩과 미역국 팩 등을 이용했습니다. 저녁은 점심에 남은 고기로 김치찌개를 끓이거나, 어묵탕과 라면 등으로 먹었습니다. 덕분에 사용한 냄비는 키친타올과 물티슈, 약간의 깨끗한 물로 헹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예쁘게 뜬 달을 배경 삼아 불멍도 해봅니다.

첫째가 오로라가루를 뿌리며 불멍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다있소를 뒤져보았으나 득템하는데 실패. ;;; 쿠팡에서 준비해 왔습니다.

오로라가루도 뿌리고, 마시멜로도 구워 먹으며 밤을 보냈습니다. 

 

작년 셀토스로 차량 변경을 하고, 아이들의 소원은 차박이었는데 이곳을 방문하고 나서야 겨우 소원풀이를 할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이틀을 꽉 채워 보낸 이후, 토요일 새벽 6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텐트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의 잠버릇에 차박을 포기하고 텐트에서 하루를 보낸 첫째가 자고 있는 사이, 일찌감치 잠이 깬 둘째가 고사리 손으로 텐트 걷는 일을 돕습니다. 폴대를 잡아주기도 하고, 거둬낸 텐트를 함께 접기도 하면서요. 

정리를 하고 집에 돌아오니 겨우 아침 9시입니다. ㅎㅎ

 

이렇게 올해 여름휴가를 끝냈습니다. 원래는 경주로 3박4일정도 다녀올까 생각했었는데, 망설이다가 캠핑장 예약시기를 놓쳤고 그건 10월쯤 다시 시간을 내어볼까 합니다.

 

무더운 여름, 이런 노지캠핑도 나쁘지 않네요. 신랑은 더위때문에 두번은 싫다고 합니다만, 다음에도 봄가을쯤에는 한번 더 시도해보고 싶은 캠핑입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밥  (0) 2024.08.08